2. 익산 미륵산 기자(祈子) 소원 암석 글
[그림1]과 같이 1번 ‘곰아! 오~으우! 해 봐’ 암각자로부터 북동쪽으로 130m쯤 오르면 [그림2] 암석 글을 만난다. 큰 원(○)을 암각(巖刻)한 다음 [소 원 ᄒᆞ ᄒᆞᆸ ᄃᆈ] 꼴의 문구가 흰색으로 칠해져 있다. 신앙적인 표상인 일원상(○, 본 태양, 북극성)을 크게 그렸다. 신앙적인 흔적이고 써진 이 글씨도 기자(祈子)의 문구이다.
위의 글 소원(所願)은 ‘바라고 원하는’ 일반 뜻이 있지만, 여기서는 아이를 갖기를 바라는 뜻이다.
한글 상형으로 풀면 [소]는 ♂의 부호 꼴로 솟아난 남성, 즉 남자의 성기다. 넓은 글씨를 보면 은하수처럼 흰 정액을 널리 뿌리는 상형이다.
[원]에서 [우]는 자궁 속에 들어선 씨알 (子) 꼴과 비슷하다. 여성의 상징 ♀꼴이다. [ㅓ]는 남 성기의 상징이다. [ㅓ]의 아래로 향한 –는 끝이 뭉툭하여 귀두를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평소의 모습이다. [우]의 — 끝은 ㅓ – 위로, ㅣ에 맞닿아 있다. 이는 여 성기인 [우]와 남 성기인 [ㅓ]가 교접(交接)한 모양새다.
[ᅟᅥᆫ] 아래 받침으로 깐 ㄴ은 고려한글 [그림4] 194의 ㄴ [그림5]와 같이, 통상 길게 누(ㄴ)운 모습이 아니다. 여기서는 아주 꼿꼿하게 당당하게 세워진 발기된 성기 [그림6] 꼴이다. 아이를 낳으려는 음양 화합을 그린 상형 한글이다.
왼쪽의 [그림7] 사진에서 위의 [¦ ′] 꼴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똥별 유성(流星) 같다. 생명을 탄생시키는 하늘의 별이다. 아래 글씨는 완전한 ㅇ보다는 8의 형상을 지향하나 아래가 터져 있는 3 모양이다. 태아의 모습(子, 子)을 숫자(3)나 글자(Ȝ)로 상형화했다고 본다. 삼(3)신, 삼(3)시랑에게 아이 삼기(생기기)를 점지해 달라는 뜻으로 해독한다.
이 문양 [그림7]에서 한글 자모를 본다. [¦]을 [ㅗ]으로 하고 Ȝ을 [ㅇ]의 변형, [′]을 [ㆍ]으로 보면 [ᄒᆞ]이다.
위 [그림8] 사진은 네 번째 글자를 확대한 것이다. 크게[너] 또는 [ㅂ] 자로 판별되나 ㄴ 위에 무언가 있다. 대(大) 꼴 [大] 별(★) 모양이다. 하늘에서 별 영혼이 지상의 태아에 안착했다. 별표(★)는 같은 꼴 한글 철자는 [ㅊ] 꼴이나 [ㅎ]으로 해석된다.
[그림9]와 같이 제가 해독한 지리산 삼신봉 암각 글자 52자 중 7번 글자 [ᄭᅴᆭ]에서 발견됐다.(조석현, 고대 우리말 연구, 빛의 전사들, 2023, P. 216, 217) 하늘 자손, 빛나는 딸아이 상징으로 해석했다.
大 꼴 오른쪽 위아래 [너 ]꼴 [그림8] 안에 굵고 분명한 세 점(∴), 삼태성(三台星)이 들어와 감고 있다. [너] 꼴과 유사한 담는 모습은 [나] 꼴이 고려문 사전에 있다. 【59】재(載)의 고려 한글 [그림10]이다. [ㅎ나]로 [나] 꼴 글자 안에 ㅎ을 하나(가득) 담아 실은 모습이다. (출처 : 조석현 등, 고려한글, 빛의 전사들, P. 90, 91)
별의 영혼들이 응축된 정자(精子, ∴)가 자궁(凵)으로 들(ㄷ)어가, [너]/[ㅂ] 꼴 안에 담(ㄷ)고 있다. 凵 꼴의 고려문체 고려 한글은 【183】괄(括) 위 [그림11](⊔□)에서 찾을 수 있다.
[ㄷㅁ]로 [ᄃᆞᆷ(담)]의 뜻이다. 여기서는 자궁(乃, 乃)에 아기씨(∴, 子, 子)를 [ᄃᆞᆷ(담)]는 회임(孕, 孕)이 된다. ㅂ 꼴에서 가운데 –가 닫지 않고 열려 있다. 자궁이 문을 열어(ㅓ) 정자 둘(ㆍㆍ)이 들어갔다.
전체적으로 凵 형태로 담는 상형이나 상형 한글을 자세히 보면 ★[ㅎ]에 이어 ∟[ㄴ]과 이어진 ⊣[ㅓ]에 ∴[ㆍㆍㆍ]이 들어가는 모습이다. 한글로 풀면 [ᄒᆢᄂᆟ]이다. 상형을 위해 앞으로 나간 ★[ㅎ]을 받침으로 삼으면 [ᄂᆢᅟᆟᇂ]이다. 삼신봉 암각 글자 [ᄭᅴᆭ][그림9]에서도 가운데 ╰은 [ㄴ]이고 ★은 [ㅎ]으로, 종성 [ㄶ]을 구성했다. 들어간 씨알(ㆍㆍㆍ)을 생략하면 [넣]이다.
한편, ‘너’ 꼴 [그림8]은 가운데 –가 조금 열어진 [ㅂ] 모양으로 볼 수도 있다. ㅂ은 씨를 [넣]는 것이니 뜻으로 보면 위의 [넣]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그러나 음으로 보면 <소원ᄒᆞ[ᄒᆞᆸ]ᄃᆈ>의 [ᄒᆞᆸ]이 적합하다. 삼태성(∴) 별(★)은 [ㅎ]이고 씨알 셋(ㆍㆍㆍ)을 [ㅂ]에 담은 것을 나타내니 [ᄒᆢᅟᆞᆸ]이다.
ㆍㆍㆍ이 ㆍ로 축약되니 [ᄒᆞᆸ]이 된다. ㅂ은 그대로 씨알을 받아 ‘보’살피는, 보(ㅂ)지다. 이와 관계되는 ㅂ(ㅸ)은 고려한글【218】희(戲) [그림12] [접(接)]이 그 예다. (조석현 등, 전게서 p. 223)
마지막 글자는 [ㅌ] 꼴이다. 그러나 일반 ⋿ 꼴이 아니다. 고려문체【234】해(海) [그림15]와 같은 [그림16] 꼴과 상당히 다른 [그림13] 모습이다.
6자꼴은 우리 민족이 태어난 고향 [그림14] 북두칠성[ㄕ, 巳, 已, 斗, 斗, 匕) 모습이다. 실제 북두칠성과 비교하면 꼬리 방향이 다르다. 인근 바위에 있는, 아래 [그림17]과 같은 태아가 배 속에서 자라는 웅크린 모습[그림17]과 더 유사해진다.
위의 / 는 태어나오는(↗) 모습이다. 북두칠성의 정기로 태어나는 것을 상징하기 위해 상형화됐다. 태(ㅌ)어나길 바라니, 전체적으로 ㅌ 모양으로 그렸다.
[그림18]은 ⊏ 모양은 [ㄷ], 〈 모양은 [ㅛ], / 는 [ㅢ]로 보면 [ᄃᆈ]다. 한자 두(斗, 斗)도 두(⊐ > 두, ᄃᆈ, 되)다. 북두칠성의 정기로 태어나 사람[되]기를 진실로 바란다. 소원이 적힌 암벽의 글은 [소원ᄒᆞᄒᆞᆸᄃᆈ]로 해독된다. 이미 살핀대고 [ᄒᆞᆸ]은 [넣]로 읽을 수도 있고 뜻도 [넣]다이다.
지금까지 해독한 내용을 보면 훈민정음 이후의 한글은 아니다. 훈민정음 이전의 글자 형이 다수 나오기 때문이다. 삼성(∴)을 표시한 아래아 셋(ㆍㆍㆍ)은 고려 한글 이전으로 보인다. 특히 [그림8]처럼 ㅎ으로 읽히는 별표(★)는 지리산 삼신봉 암각 글자와 같은 꼴([ᄭᅴᆭ][그림9])이어서 동시대 아닐까? 모양뿐 아니라 오른쪽 기울기 각도까지 같다. 약 4천 년 전 이전으로 보인다.
제가 명명한 [그림2] [익산 미륵산 기자 소원 암석 글] [소원ᄒᆞᄒᆞᆸᄃᆈ]는 근처의 왼쪽 바위에 새긴 [그림17] [익산 미륵산 태아 삼태성 암각문]과 정확히 내용이 일치한다.
아래 [그림19]는 [그림3]의 소원 암석 글의 ○과 같은 하느님 자리 북극성을 크게 둥그렇게(○) 파냈다. 삼태성(∴)을 새긴 머리와 웅크린 태아 모습과 다리까지, 너무 절묘한 바위가 아닐 수 없다. [그림3]의 아이를 낳게 해달라는 소원을 [그림19]로 이렇게 잘 조각해 놓다니? 당시의 소원은 지금보다 훨씬 강렬했고 사람을 크게 늘리려는, ‘홍익인간’ 이념이 컸음을 알 수 있다. [그림19]를 잘 보자. 마침 지구상 생명의 원천으로 삼았던 큰 ◯로 표시된 북극성에 물이 고여 오묘한 이치를 드러내고 있다.
다음은 미륵산 암각 문자 마지막 편으로 미륵산 암각 문자(3) 이어진다.
* 조석현 칼럼니스트는? *
1957년 보성 차밭밑에 태어나 보성 차 역사 문화를 연구하여 두 권의 책을 냈다.
제주 서귀포를 사랑해 꿈에 그리다 지난 2023년 2월, 제주 서귀포에서 한달의 제주살이 동안 19편의 한시(韓詩)를 블로그(https://blog.naver.com/gohongik)에 올리기도 했다. 한시 쓰기를 즐겨 한글 시와 더불어 창작한 시가 천 편을 넘었다고 한다.
현재는 1만 년 이전부터 있었던 고대 한글과 한국어를 연구하고 있다.
1만 년 이전의 흑피옥, 여나문, 이후의 홍산옥과 6천 년 전 녹도문 고대 한글 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며, 고대 한글로 쓰인 국내 각 지역의 암각 문자는 물론 수천 년 전의 프랑스와 미국 등 세계 각지의 암각 문자도 고대 한글과 한국어로 해독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앞으로 칼럼을 통해 하나하나 소개될 것이다.
조석현 선생의 저서로는 '보성 차밭 밑엔 특별한 차문화가 있다(학연문화사, 2018)', '황제 공차 보성 뇌원차(학연문화사, 2020)', '고대 우리말 연구(빛의 전사들, 2023)', '고려 한글(빛의 전사들, 2024)' 등이 있다.
본 연구에 대한 궁금한 사항은 메일(gohongik@naver.com) 또는 블로그 (https://blog.naver.com/gohongik)를 통해 문의 할 수 있다.
< 본 칼럼의 내용은 조석현 칼럼니스트의 개인 연구 결과임을 참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