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를 없애는 법
-초인 현달환-
아들아!
길가에
하찮은 잡초라고
이름 없는 들풀이라고
함부로 밟지마라
밟으면 쓰러지고
고개 숙일지언정
굽히지는 않는다.
그 자신에게는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뿌리가 남아 있다
뿌리가 숨어 있다
뿌리가 살아 있다
아이야.
잡초는
밟으면 더욱 힘을 발하니
밟는 것이 아니라
뽑아내는 것이란다.
우리는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때로는 잊어버린다. 자연을 떠나서는 한시도 살 수없는 우리 인간은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자연이 우리에게 유익한 것을 주지만 가끔 필요 없는 존재들도 있음을 느낀다. 바로 잡초이다.
잡초는 왜 생겨났을까. 사람들이 관리도 안하고 심지도 안 해도 제멋대로 자라서 때로는 곡식을 어지럽게 하고 때로는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 그러한 잡초를 우리는 지금 어떻게 관리할까.
잡초는 어디에든 있다. 잡초는 식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살고 있는 조직에도 있다. 조직사회에서 잡초의 위용은 대단하다. 어떤 조직이라도 잡초로 인해 파멸되는 것을 많이 목격된다. 파멸에 이르는 것을 볼 적에 즉, 판단이라는 선택을 빠르게 하는가 아니면 늦게 하는가 하는 차이. 지도자의 역량이다.
프로야구를 시청하다보면 감독들이 경기를 망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 원인을 보면 감독들이 실수하는 게 투수 교체를 빨리하는가 아니면 늦게 하는가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는 것이다. 감독이 패배했을 때 대부분 교체 타이밍을 늦게 해서 졌다고 하는 것을 목격할 것이다. 그만큼 관리가 어려운데 감독이 마음먹은 대로 이번 경기는 교체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간 게 승리의 요인이라고 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그때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여하튼 야구감독의 선택과 앞을 내다볼 수 있는 힘, 예지력이 있어야 경기에서 승리를 할 수 있는 것처럼 그게 안 될 경우 첫술부터 꼬여 계속 허덕이게 된다.
그래서 조직의 잡초를 제거하는 법은 지도자의 역량이 중요하다. 지도자가 조직을 잘 관찰하여 잡초를 미리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도자가 모두를 관찰하고 지켜볼 수는 없다. 그래서 귀가 열려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귀까지 닫아 있다면 이것은 조직이 산으로 가는 것일 것이다.
잡초는 사실 밟는 것이 아니다. 밟으면 그 씨앗들이 다시 번져서 밭을 잡초 밭으로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잡초를 관리하는 법은 뽑아주는 것이다. 우리는 조직에 있어 잡초가 될 것인가. 아니면 순초가 될 것인가. 잡초이든 순초이든 다 소중한 존재이지만 조직에 해를 끼치지 않는 약초가 된다면 더욱 멋질 것이다.
아들아, 언젠가 우리 사는 가정에도 내가 잡초일 수도 있을까? 아마 그럴 수도 있겠다. 갑자기 다리가 후들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