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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칼럼](123)정직은 힘이다
[현태식칼럼](123)정직은 힘이다
  • 영주일보
  • 승인 2016.08.0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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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나는 부정에 대하여는 눈을 감아주지 못한다. 신제주새마을금고가 한창 발전의 가도를 달려갈 때 암초를 만났다. 상무가 전표를 복잡하고 교묘하게 조작해서 돈을 빼먹은 것이다. 이것을 밝히려고 무려 반년이나 걸려 일년치 전표를 세밀히 대조하고 조사해서 찾아내었다.

상무는 전 이사장이 채용한 사람이었다. 전에는 시골 농협과 시내 대형물류회사 경리를 보아온 사람이었다. 나는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 금고는 자산도 영세하고 부실이 많고 신용이 없어 파산의 위기에 있을 때 상무가 들어왔는데, 자산은 크고 신용도 높으며 진급하여 사회적 지위도 얻을 가능성은 물론, 보수도 월등한 농협을 그만둔 것 하며, 시내의 큰 회사도 우리 금고보다는 월등히 조건이 좋았을 것인데, 이런 것을 마다하고 어느 것 하나 변변한 구석이 없는 금고에 취직했으니 의아하게 생각했다.

왜 전에 직장을 그만두었냐고 물어도 대답이 시원치 못하였다. 농협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아도 구체적 사유는 말해주지 않았다. 내가 이사장이 되어 모든 것을 쇄신하고 새로운 방침에 의하여 새로운 경영을 투명하게 하니 이제 예상했던 부수입이 생기지 않게 되었다. 그러니 부정한 방법을 구사하여 금고의 돈을 빼갔지만 정직한 직원의 귀띔에 의하여 조사하여보니 부정이 드러났다.

이렇게 되자 그가 이사장에게 협박을 하는 것이 아닌가. 자기가 콩밥 먹게 되면 이사장도 같이 콩밥 먹게 된다고 떠벌리며 다니는 것이었다. 나는 정말 기가 막혔다. 내가 잘못하거나 부정하게 금전을 일원이라도 이용한 것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바가 전연 없는데 엉덩이에 뿔난 상무는 물귀신작전을 쓰는 것이다.

이사회를 소집하였다. 그리고 상무를 불러놓고 “당신의 부정이 발각되니 이사장도 같이 죽게 된다고 한다는데 내가 잘못한 것 말해보라. 금전상에 단 일원이라도 부정이 있으면 이 이사회에서 털어놓아라. 당신이 말 못하면 금고를 떠나야 한다. 이사장을 호락호락 하게 보거나 우습게 여겨 주무르려면 큰 오산이다. 나는 부정과 비리에는 아무 상관없고, 대한민국에서 공적으로 마지막까지 정직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인데 당신의 농간 정도에 떨지 않으니 사실을 밝혀라. 그리고 이사님도 상무에게 개별적으로 비밀로라도 나에 대한 부정을 보고하도록 하여 백일하게 폭로해야하고, 그렇지 못하면 이 상무와 같이 금고를 끌고 갈 수 없음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등 뒤에서는 나를 비난하던 상무가 한 마디 말을 못했다. 나는 상무를 사직시키고 부정을 저진른 금액을 회수하였다. 퇴직금에서 모조리 변상시킨 것이다. 상무를 내보내고 나서야 전에 근무하던 곳에서도 부정을 저지르고 상관의 비리를 폭로하겠다는 협박으로 유야무야 만들어버린 사고가 있었던 사람이라고 하지 않은가. 정말 무서운 인간이었다. 내가 단 백원이라도 부정이 있었으면 나는 고발당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방면에는 정직하였으므로 탈이 없었다. 다시 말하거니와 정직의 힘은 위대하다. 부정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갔었으면 오늘이 있겠는가? 자기 절제와 정직은 나를 승리자로 만든 것이다. 따져보면 정직이 달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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