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 가지 불편한 것이 있다. 서민들이 많이 사용하는 T머니 충전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설 "엄마 찾아 3만리"라는 제목이 떠올랐다. 오늘도 T머니 충전소를 찾아 3만리? 방황을 하엿다.
공항은 서민보다는 경제적 능력이 중류 이상 속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라 생각된다. 그래서일까 T머니 충전소 찾기가 너무 어렵다. 서민의 발인 버스와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환승의 혜택을 볼 수 있으므로 T머니가 꼭 필요하다.
나는 과거에 몇 번이나 T머니 충전을 하기 위하여 공항에서 혼자 이리 가고 저리 가면서 충전소를 찾으려고 애썼다. 그러나 공항 안을 아무리 찾아봐도 T머니 충전한다는 안내표시나 간판을 볼 수 없었다.
오늘도 제주공항에 내려 T머니 충전을 위하여 여기저기 발품을 팔았다.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어서 제주 공항 직원에게 T머니 충전할 수 있는 곳을 물어 보았다.
국내선 1층 구석에 있는 담배 파는 곳에서 충전할 수 있다고 알려 주었다. 무거운 여행 가방을 끌고 갔다. 돌아온 대답은 여기서는 T머니 충전을 하지 않으니 3층으로 가보란다. 거기 가면 T머니 충전을 할 수 있다는 대답이었다.
3층까지 가 보았다. 찾을 수 없었다. 3층에 있는 직원에게 물어 보았다. 1층 국제선 끝에 T머니 충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확실치 않다는 말과 어투로 “거기까지 가시려면 너무 멀어요. 1000원이면 제주시에 갈 수 있습니다. T머니 충전하기 위하여 가기 보다는 1000원내고 버스 타시는 게 좋을 것입니다.”라며 친절히 안내해 주었다.
그 대답에 맥이 풀리며 화가 올라왔다. 그러자 내가 들고 온 여행 가방들이 나에게 더 큰 무게로 다가오며 불만을 전달해 왔다. ‘시간’이라는 존재도 나에게 자신을 낭비하지 말라며 미련한 짓 그만하라고 충고한다. 여행가방과 시간의 요청대로 T머니 충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마음은 ‘끝까지 가서 T머니 충전을 하리라!’ 라는 오기도 생겼지만 여행 가방과 시간의 요구대로 T머니 충전을 포기하였다.
세계적인 공항 제주공항에서 나는 한동안 T머니 충전을 위하여 미아가 되어야 했었고, 여행가방과 시간의 불만 앞에서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나만 이러한 고민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똑같은 불편을 겪었지만, 포기하고 그런데로 그럭저럭 살았을 것이다. 다행히 나는 기자다. 글로 불편한 현실을 전할 수 있고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직업의식이 이 글을 쓸 수 있도록 용기를 주었다.
이 글이 제주 공항에게는 쓴 약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제주공항에서 불편을 느꼈던 많은 서민들에게는 제주 공항이 좀 더 편리한 공공기관으로 다가왔다고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제주시 평범한 편의점이나 가게에도 T머니 충전소가 있는 데, 제주국제공항에서 T머니 충전소를 찾기가 힘들다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나의 마음은 외친다. “서민과 버스를 괄시하는 국제공항?” 마지막 푸념을 했다. 이 푸념이 잘못된 것이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